청계천 메이커 삼대기

세운상가 이전에 청계천 전자상가가 있었다

청계천 일대에 전자상가가 형성된 것은 한국전쟁을 전후로 피난민의 판자촌이 자리잡고 미군부대 매점에서 흘러나온 군용물건 중 특히 전기·전자 물품과 기계·공구가 이곳에 유입되고 중고 노점상이 하나둘씩 모여들어 장사를 하면서였다. 흔히 1967년에 건립된 세운상가를 그 역사의 시작으로 보고 있지만, 그보다 훨씬 전부터 자연발생한 기술시장인 셈이다.

그 변천을 보면, 1950-60년대는 광석라디오 및 라디오식 전축을 조립하고 외제 가전제품을 유통·수리하는 일이 많다가, 1960-70년대에 라디오와 텔레비전을 비롯해 가전제품의 조립과 도소매 유통이 활발했고, 1970년대 말부터 전자오락기와 마이크로컴퓨터를 조립·복제하여 처음 대중에 보급한 곳으로 유명해지면서 전성기를 구가했다.

판매-수리-조립-복제-개발, 기술문화가 축적되다

이곳에서 취급하는 주요 품목과 기술의 역사적 전개는 흥미롭게도 선형적, 단절적이기보다 순환적, 연속적이었다. 이는 전자상가 기술자들이 기존의 기술을 재활용해 새로운 미디어를 복제·조립하는 변통의 방식으로 여러 미디어 기술을 수용하며 제작했기 때문이다.

세운상가는 “전자산업의 메카”로 명성을 떨침과 동시에 “불법복제의 소굴”이라는 질타를 받았는데, 그러한 횡단적 제작의 기술 실천이 없었다면 전자산업의 토대를 쌓을 수도 없었을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이 일대가 전기전자 부품, 제품, 재료, 공구, 설비, 수리의 상점과 업종이 집적되는 동시에 다품종 소량 제작의 도심부 제조업 생태계가 형성된 것이다.

토착적 제작자와 지구적 메이커가 공존하는 청계천 메이커 삼대기

두 세대에 걸쳐 라디오 조립에서 시작해 컴퓨터의 복제와 개발에 이르는 토착적 제작자 문화는 생업과 공작, 취미의 기술문화로 면면히 이어져 오늘날 유행하는 메이커운동에까지 닿고 있다.

<청계천 메이커 三代記>는 우리나라 기술문화의 발전에 기틀을 닦은 세운상가와 청계천 일대의 역사와 기술자들을 재조명하는 세운전자박물관의 첫 번째 기획전시이다. 세대별로 세운상가의 시간을 보여주는 전자제품과 세운메이커스큐브 입주사의 다양한 제품을 만나볼 수 있다. 또한 시대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세운 기술자들의 방, 일명 개발실로 불리는 작업실이 재현,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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