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운, 제작지식을 얻는 가장 빠른 방법 #2

세운, 제작지식을 얻는 가장 빠른 방법 #2

세운 기술중개인이자 메이커인 류승완이 소개하는 세운을 활용한 제작 노하우

Q. 굉장히 많은 걸 만들어 오셨는데, 만들기를 할 때 세운일대를 많이 이용하시나요?

실제로 많이 이용합니다. 왜냐하면 굉장히 싸고 그 자리에서 필요한 것을 바로 구할 수 있거든요. 어떤 면에서는 사실 온라인보다 싸요. 온라인을 통해 가격대를 어느정도 알아 본 상태에서 이 동네에 오게 되면, 뒷통수 맞는 일은 없어요. 또 다리품 팔게 되면 인터넷 상 가게보다 더 저렴한 가게를 틀림없이 찾을 수 있어요. 그런 가게들이 많기도 하고요.

 

Q. 그렇다면 어떤 상황에서 인터넷보다 세운일대에서 구매하는 것이 더 좋다고 할 수 있을까요?

사실 검색은 기본적으로 본인이 알지 못하는 것은 찾을 수 없는 메커니즘이에요. 살게 뚜렷하게 있을 경우에는 사실 알리 익스프레스가 여기보다 저렴하죠. 하지만 본인이 필요로 하는게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모른다고 할 때, 세운일대에 와서 사장님들을 통해 정보를 얻을 수 있어요. 인터넷 커뮤니티에 묻는 것보다 그 방법이 훨씬 빠릅니다.

그러니까 세운일대는 거대한 책이라고 생각하시면 되요. ‘검색어’를 알지 못하면 검색으로 지식에 접근할 수 없어요. 그런데 세운일대에 와서 목표를 이야기하면 사장님들께서 ‘이런 게 있어.’하며 접근방식을 알려주셔요. 그러면 검색어를 얻어가는 거죠. 뭐를 모르는지 아는 게 가장 중요한데, 그 부분을 채우려면 보통 책이나 영상 전체를 봐야 하죠. 책 보듯이 다리품 팔며 사장님들과 대화하다 보면 필요한 게 뭔지 알아갈 수 있어요. 어떤 면에서 책, 영상을 보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이죠.

거대한 책과 같은 세운일대 ⓒmediadaily

 

Q. 흥미롭네요. 직접 세운일대를 이용하신 경험이 높으시다 보니 확실히 동네활용법을 굉장히 잘 알고 계신 것 같아요. 기술중개하시면서 이런 부분들을 어떤 방식으로 전해주시나요?

사실은 기술중개 하면서 제가 많이 배워요. 전기, 전자, 화학. 미술까지 정말 다양한 분야에 사람들이 오세요. 그러다 보니까 점점 폭이 넓어지고 있어요. 그 사람들도 뭐 하나 만들어보겠다고 여기저기 알아보다가 여기까지 찾아온 사람들이잖아요? 그 좁은 분야에 있어서는 바늘처럼 깊고 날카로운 지식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다 보니까 오히려 제가 많이 배워요. 예를 들어 제가 ‘어댑터’ 만들기에 도전했을 때 처음에는 ‘그냥 되겠지.’라는 초보적인 생각을 가지고 시작했지만, 점차 정전류 회로라던지 그걸 실현할 수 있는 칩이라던지 정보를 습득해서 결국 어댑터를 완성했잖아요? 이런 경험을 통해 적어도 ‘내가 사용할 CD player 어댑터 만들기’ 분야에 필요한 지식은 실용적으로 문제없는 수준으로 알고 있다고 할 수 있죠. 그러니까 자기가 가진 문제를 스스로 해결했다면 그 사람은 그 좁은 문제에 있어서는 전문가라고 볼 수 있다는 말이죠. 기술중개 찾아오시는 분들도 마찬가지에요. 그래서 제가 알려드리는 건 지식 자체라기보다는 지식에 접근하는 방법이에요. 각자의 상황에 맞게 세운일대를 효과적으로 이용하실 수 있는 그런 방법들을 알려드리는 거죠.

 

Q.  상황별로 해결해야 하는 이슈들이 같을 수 없으니, 솔루션을 찾을 수 있도록 접근 방법을 알려주신다는 거군요.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접근 방법들이 있을까요?

가끔 해외에서만 판매되고 있는 제품들을 카피해서 국내에 판매하시려는 분들이 있어요. 그러면 제일 먼저 해당 제품을 사서 사용해보고, 분해해 보고, 어떤 소재가 사용됐는지, 중심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어떤 궁리를 했는지 자세히 보시라고 권해드려요. 또 제가 제조업 스타트업도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관점에서 중요해 보이는 부분을 해석해 드리기도 해요. 아무리 간단해 보이는 제품도 사실 양산되기까지는 노하우가 엄청 많이 들어갈 수밖에 없거든요. 제가 어댑터를 만드는 걸 우습게 보고 시작했다가 고생했던 것처럼, 머리속으로 생각하는 것과 실전은 정말 달라요. 제작과정에서 나오는 문제들을 아는 감각이 생기려면, 많은 물건을 직접 써보고, 분해해보고, 만들어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또 한 가지. 사실, 제품을 어떤 식으로 구현할 것인가 연구하는 과정을 남이 대신해줄 수는 없어요. 제품의 컨셉만 있고 솔루션, 그러니까 구현해야 하는 기능의 정확한 내용이 없는 상태에서 일을 맡길 수는 없다는 것이죠. 일례로 지진, 사고 등을 예측하는 기계를 만들고 싶다고 할 때 예측을 위한 알고리즘에 대한 연구는 스스로가 해야 한다는 거죠. 하지만 스펙과 기능이 정해진 상태에서 일을 맡겼을 때 세운일대는 굉장히 저렴한 곳이 분명해요.

기술중개를 통해 출시된 제품 위행거 ⓒyendia/ⓒstylechosun

 

Q. 자주 추천하는 업체가 있으신가요?

업체를 찍어서 추천해 드리기 보다는 견적을 내는 법을 알려드리는 것 같아요. 기술중개 오신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필요로 하는 기능이 이런 내용인 것 같으니 이런 질문들로 문의를 하신 후에 견적을 내보세요.” 하고 설명을 해드려요. 사실 가공 쪽은 정가가 없어서 10 곳 이상 견적 필수예요. 또 견적을 내는 과정에서 내가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지식이 명확해지거든요. 그럼 최종적으로는 합리적인 가격에 거래를 할 수 있게 되요. 첫 가게에서는 자신이 필요로 하는 가공이 뭔지, 어떤 기계가 필요한지 정확히 모르다가, 두 번째, 세 번째를 거치면서 필요한 가공의 종류와 이름, 또 어떤 장비를 가지고 있는 곳에 가야 싼지까지 점차 자기가 원하는 내용에 가까워질 수 있어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생각보다 인터넷에서 이런 정보를 얻기가 어려워요. 경험해 보셨겠지만, 조금만 일상의 영역을 벗어나는 내용을 알고 싶을 때 인터넷에서는 한계가 명확하거든요.

 

Q. 혹시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운일대에서 만나 보길 추천해주실 분이 있으실까요?

저는 유통 쪽 분들을 추천해드리고 싶어요. 시장 변화 상황에 맞게 비즈니스 모델을 발전시켜서 살아남으신 분들이거든요. 배울 점이 많죠. 콘덴서가 하나의 10원정도 밖에 안 해요. 그래서 콘덴서를 팔아서 마진을 보려면 트럭 단위로 팔아야 하는데 우리나라 제조업 활황기에는 그게 됐기 때문에 콘덴서, 저항 등 부품별로 전문점이 있었어요. 제조업 중심이 중국으로 넘어가면서, 이런 식으로는 장사가 어려워졌어요. 그러다 보니 오랫동안 자리를 지키면서 많은 유통망과 관계가 있는 부품상들을 중심으로 장사하는 방식이 바뀌게 됐어요. 예를 들면, 국민대학교 연구실에서 필요로 하는 부품들을 모아서 정기적으로 납품하는 거예요. 대표적으로 ‘부영전자’에서 그런 일을 합니다.

 

Q.  그런데 저 같은 경우에 세운일대에 처음 왔을 때 어디서부터 시작할지가 참 난감하더라고요. 혹시 어디서부터 시작했을 때 세운일대를 보다 수월하게 이용할 수 있는지 그런 팁이 있으실까요?

자신이 뭘 찾는지 아는 것부터 시작해야 해요. 사실 그러면 장소는 상관없어요. 원하는 게 정확하면 세운일대 들어와서 어디서 물어도, 원하는 것을 찾을 수 있는 곳을 알려 주시거든요. (웃음)

 


 outro

직접 만들고 수리하는 삶은 효율성 측면에는 반하는 거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어떤 경로를 거쳐 완성됐는지 알 수 없는 물건을 단순히 구매하거나, 원리도 모른 채 수리를 맡기는 생활방식은 어떤 면에서 스스로 해낼 수 있는 삶의 범위를 아주 좁게 한정해버리는 일일지 모른다. 기술중개인 류승완이 말하는 만드는 삶의 유익은 어떤 문제든 시간을 들이면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었다. 세운은 그런 삶을 도심에서 시작하는 것이 가능하게 하는 최고의 인프라이자 살아있는 책과 같다. 그럼에도 아직 감이 오지 않는다면, 기술중개부터 신청해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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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에 대하여

박해란  도시와 문화에 관심을 가지고 사회학을 공부하고 있다. 세운일대 도시재생에 관심을 갖고 분석하여 학위논문을 썼다. 현재는 세운협업지원센터에서 기획 매니저로 일하고 있으며, 여러 플랫폼에서 도시와 문화에 대해 글쓰는 작업을 이어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