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워진 냉장고를 채우러 갔던 대형마트, 정확히는 과일코너에서 망고 하나를 장바구니에 담던 때다. 가장 상처나지 않은 것을 찾고 싶어 진열대를 뒤적거리던 나는, 사람의 얼굴모양과 닮은 망고를 하나 집어냈다. 한 동안 그 자리에서 망고의 이곳 저곳을 보았던것 같다. 망고는 시선을 주는 모든 위치에서 얼굴의 모양을 보여주지는 않았다. 각도에 따라, 방향에 따라 또는 조명의 변화에도 얼굴을 숨겼다.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식재료에서 인체의 형상을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이 전시에서 식재료의 새로운 모습들을 관객들과 공유하고자 한다. 전달방식으로 명화를 식료품을 이용해 재구성하여 촬하는것을 선택하여, 그 중에서도 모양과 색감을 위주로 명화의 분위기를 표현했다. 파파야에서 사람의 얼굴, 브로콜리에서의 곱슬머리와 같이 피사체를 보았을 때 연상되는 인체의 형태를 토대로 한 것이다. 작업물을 통해 표현된 나의 시선이 더 많은 이들에게 보여지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