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을거리

기술중개기술중개 사례 ② 팀 신더리에

연세대 학생들의 흡연문화 개선 사회혁신 프로젝트
꽁초수거함 제작기

 

길가에 버려져있는 담배꽁초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환경미화, 재활용, 재미까지 생각하여 특별한 꽁초수거함을 제작한 팀이 기술중개소를 방문하였다.

신더리에 팀장 이채완(이하 이)과 팀원 조범수(이하 조)와 함께 꽁초수거함 제작기에 대해 들어보았다.

글 오아영, 사진 류승완 ⓒ세운협업지원센터


신더리에 팀 소개를 부탁드릴게요.

이 : 저희는 연세대학교 고등교육혁신원 소속 ‘신더리에'라고 합니다. 저희는 담배꽁초를 수거하는 수거함을 만들고 연세대학교 내에 설치한 뒤에 꽁초를 모아서 재활용까지 하고있는 팀입니다. 저는 신더리에 팀장을 맡고 있는 이채완이고,

조 : 저는 신더리에 수거통 제작총괄을 맡고 있는 조범수입니다.

방금 말씀해주신 고등교육혁신원은 어떤 곳인가요?

이 : 학생들을 대상으로 사회혁신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장소라고 보시면 되는데, 학교 내에 있는 스타트업이나 사회혁신 프로젝트에 지원하는 단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신더리에를 결성하시게 된 계기가 어떻게 되시나요?

조 : 일단은 저희 팀은 총 4명입니다. 신더리에 팀을 하기 전에 연세대학교 영자신문에서 같이 기자를 했었어요. 어느 날 많은 아이디어를 나누다가 저희 사무실 밖에 벤치 주변에 버려져있는 담배꽁초가 눈에 들어왔어요. 보면서 이 담배꽁초들이 버려지는 대신우리가 활용을 할 수 있는 방안이 없을까? 환경적으로 개선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라는 작은 아이디어로 시작을 하게된 것 같습니다.

이 : 덧붙이면, 저희 학교는 전면 금연 구역이에요. 그래서 흡연 구역이나 흡연 부스같은게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서 암묵적인 흡연 장소에서 사람들이 담배를 피다 보니까 꽁초들이 많이 널려있어요. 흡연자들도 비흡연자들 눈치를 볼 수 밖에 없고 비흡연자들도 당연히 담배 냄새 나는 환경을 싫어하다보니 이 둘을 서로 공생할 수 있도록 해보자 해서 수거함 설치를 기획 하게 됐습니다.

팀 이름 신더리에의 뜻은 뭔가요?

이 : 신더리에는 조명을 뜻하는 샹들리에에 재를 뜻하는 신더를 합쳐서 '담배꽁초에게 불빛을’ 이란 의미로 만든 팀 이름입니다.버려진 꽁초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자는 의미로 신더리에라는 이름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멤버분들끼리의 팀워크는 어떠세요?

이 :  4명 모두 연세대 학생들로 3명은 18학번, 1명은 15학번인데 일단 제가 팀장이고요, 범수씨가 제작담당을 하고 있고, 다른 한 친구는 수거함을 관리해요. 꽁초함에 꽁초가 쌓이다보니까 주기적으로 관리를 해줘야 하는데 그걸 담당해주는 친구가 있습니다. 또 다른 친구는 신더리에의 활동 내역을 계속 SNS에 주기적으로 올리고, 리서치를 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총 4명이다 보니까 각자의 업무량이 되게 많긴 해요. 근데 각자 맡은 일을 열심히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조 : 제가 맡은 제작이나 다른 부분들도 내가 못하면 아무것도 안 되는구나 라는 생각을 가지고 약간의 책임감도 생기고 그리고 4명 다 영자신문사에서 같이 일하다보니 친한 사이여서 케미는 좋다고 생각 하고 있습니다. 즐기면서 프로젝트를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프로젝트를 지금도 진행 중이시잖아요? 제작까지 초반에 어려움을 겪으신 걸로 알고 있는데, 끝까지 끌고 갈 수 있었던 원동력이 무엇인가요?

조 : 저희가 초반에는 아무것도 없는 상태였어요. 세운상가라는 이 지역을 알게 된 것도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나서인데,  주변에서 뭘 만들려면 무조건 세운상가를 가야된다는 말을 듣고 시작을 했습니다. 세운상가에서 치열하게 자료를 모으고 정보조사를 하고, 속히 말하는 발품을 팔러 다니면서 처음 수거함을 완성 했을 때 많은 감정이 느껴졌던 것 같아요. 감사함도 있고, 감동도 있고.. 그런 감정을 한번 느끼고 나서 보니까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약간 힘들 때도 쉽게 놓지를 못하겠더라고요. 강한 애착이 생긴 것 같아요.  만약에 저희가 세운상가에서 파는 기성품을 사서 진행을 했더라면 못 느꼈을 텐데, 도안부터 도색 심지어 수거함 색깔까지 저희가 다 골랐기 때문에 많은 애착을 가지고 있어요. 힘들 때는 그런 과정들을 생각하면서 우리가 이런 것도 이겨냈는데 지금 맞닥뜨리고 있는 문제들도 해결을 못하겠어? 같은 생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  저는 청계천 일대 재개발 관련하여 기사를 쓴 적이 있는데요. 그때 시위하시는 분들이랑 인터뷰도 하고 그랬었던 경험이 작년 3월이었던 것 같아요. 그때 한참 말이 많았었잖아요. 재개발이 연기가 되냐 안되냐 말도 많았고, 근데 제가 기사를 썼던 곳에 다시 와서 친구들이랑 같이 실질적으로 뭔가를 만들어 보니까 청계천이라는 곳이 제가 기사를 쓸 당시 자료조사를 했던 것 보다 훨씬 풍부한 장소라고 생각했어요. 많은 분들의 경험이 녹여있는 곳이고, 물론 제작과정이 쉽지는 않았지만 인터넷으로 찾아봤을 때 저희 수거함을 만들려면 한 200만원 정도를 들여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었어요. 근데 저희가 그때 가진 돈이 70만원이 안됐었거든요. 그 다음 청계천에 왔는데, 만들어주시는 분들과 약간의 실랑이를 한 다음에 40만원대로 제작비가 확 줄었어요.

청계천은 되게 나이 드신 분들만 올 거라고 생각했는데 저희 같은 젊은이들도 원하는 걸 만들 수 있는 공간이라는 것을 알게된 것이 큰 원동력으로 작용을 했던 것 같아요.

세운상가를 가야지! 라고 말해주신 분은 어떤 분이신가요?

조 : 아, 저희 할아버지셨어요. 저희 할아버지께서 집에서 뭔가를 정말 잘 만드세요. 저한테는 강북구의 맥가이버라고 불릴 정도로 잘 만드시는 분인데 제가 할아버지께 이런 걸 만들려고 하는데 어디에 가야 할까요? 라고 여쭤보니까 '서울에서 만들게 있으면 세운상가 밖에 더 있겠냐. 종로 쪽으로 가면 어떻게든 될거다. 거기서 안되면 안되는 거라고 생각을 하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인터넷으로 찾다보니 세운상가 기술중개 프로그램을 찾았고, 그렇게 걸음마를 띈 것 같습니다.

주변에 다른 분들도 세운상가를 잘 아시거나, 세운상가에서 제작하신 분들이 계신가요?

조 : 세운상가가 요즘에 제작 관련된 것 뿐만 아니라 카페나 팝업스토어도 유명하잖아요. F&B 부분으로 세운상가를 아시는 분들은 많은 것 같은데, 저희가 제작을 하고 나서 영상도 올리고 학교에 기사도 나가고 하니까 그때부터 세운상가에 관심을 가지시고 물어보시는 분들도 많았던 것 같아요. 우리도 비슷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싶은데 세운상가에 무엇무엇을 들고 가야하냐, 같은 이야기를 되게 많이 들은 것 같아요.

기술중개를 신청하는 계기는 말씀해 주세요.

조 : 세운상가 기술중개에 대해서 인터넷에 올라온 후기들을 읽어보면서 방문하기 전부터 많은 정보들을 모으고 있었어요.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이걸 만들고 싶으니까 어디서 살지, 어떻게 해야될지를 알려주세요“가 진짜 중개인가? 라는 생각을 되게 많이 했었어요. 약간 염치없지만 안 물어보는 것보다는 나을 것 같아서 무턱대고 상담 스케쥴을 잡았습니다.

이 : 그때 도면도 없었어요. A4용지에 그림 그려서, 매우 엉성한 도면을 인터넷에 올리거나 여기서 그냥 무턱대고 물어보니까 이걸로는 뭘 할 수가 없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때 떠오른게 기술중개..

조 :  세운상가에 처음 왔을 때 느꼈던 건 업체가 너무 많아서, 여기서 어떤 업체들과 거래해야 우리가 원하는 것을 정확히 만들 수 있을지, 그리고 어떤 구역을 가야지 우리가 원하는 품목이 나올지 불확실 했었는데 그런 것도 기술중개소에서 잘 알려주셔서 어떻게 보면 기술중개소는 저희한테 답안을 주셨다기 보다는 답안을 찾을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을 알려주신 것 같아요. 그래서 매우 좋았던 것 같습니다.

 

상담을 받으신 이후에 세운상가의 사장님들과 거래를 하기 시작하신거죠? 사장님들과의 거래 과정이나 특별히 느낀 점이 있을까요?
조 : 처음에는 학생이다 보니 거절을 많이 당했어요. 그때는 상실감도 컸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저희가 염치가 없었던 것 같아요. 왜냐하면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면서 '이런 걸 만들고 싶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를 말하면 그분들도 작업하던 게 있고 바쁘시니까 저희에게 쌀쌀맞으셨던 게 굉장히 이해가 가요. 저희가 기술중개를 3번 정도 받고 나서, 도면을 그럴싸하게 그리고 갔을때는 사장님들도 저희를 진지하게 대해주기 시작하시더라고요. 저희가 원하는 걸 일방적으로 물어보기보다는 사장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이게 그분들의 기술력으로 가능한 건지를 같이 얘기하다보니까 사장님들도 나이 상관없이 하나의 고객으로 봐주시고 그리고 진지하게 같이 생각해주셔서, 거래를 할 때마다 즐거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기술중개 매니저님한테 들었던 조언들은 어떤 게 있었나요?

조 : '처음부터 다'라고 말하고 싶은데요. 일단 저희가 기술중개소에 왔을 때 들었던 고마운 말들은, 저희가 필요한 기술, 혹은 제작을 하려면 세운상가의 어느 구역을 가야한다고 알려주신 것 입니다.  꽁초수거함의 재질부터 모든것을 알려주셨는데요, 스테인레스 판과 철판 각각의 단가, 어떤 두께를 써야하는지 등 세세하게 말씀해주셔서 좋았습니다.  담배꽁초 수거함이다보니 화재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데요. 그러한 부분에서 어떻게 해야 화재를 방지 할 수 있는지 많은 아이디어를 얻었고요. 기술중개소를 가면 45분의 교양수업을 듣는 느낌이었는데요. 진짜 교수님처럼 천천히, 저희 눈높이에 맞게 설명을 잘 해주시고  많은 부분들에 조언을 해주셔서 지금의 수거함을 만들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희 팀에 공대가 한명도 없어요. 많은 분들이 놀라시는 부분인데,  저희가 다 문과거든요. 그래서 문과의 눈높이에서 설명해 준다는게 지금 생각해보면 아이러니한 것 같은데요. 너무 많은걸 한꺼번에 가르쳐주시지 않으시고 오늘은 여기까지만 알려줄테니까 이것만 하고 다시 한번 와봐 이런 식으로, 게임에서 퀘스트 깨는 느낌으로 임하여 마지막에 완성했을 때 매우 뿌듯함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다른 인터뷰에서도 세운 기술중개는 항상 저희가 홍보를 하고있어요.

이 : 저희 4명이 다 문과 중의 문과여서, 스테인리스나 메탈,  카보네이트 등의 단어들이 생소했었어요. 근데 저희가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설명을 다 해주시고 이해할 수 있게 설명을 해주셔서 그게 너무 감사했었어요.

조 : 문과라고 모든걸 포기하지 말고 상냥한 이과를 만나면은 어떻게든 해결할 수 있다.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꽁초수거함에 투표하는 기능이 있는 것 같아요.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사람들의 반응은 어떤지 궁금해요.

조 : 이천시에서 예전에 투표시스템을 이용한 쓰레기통을 활용한 적이 있었어요. 그리고 구리시에서도 비슷한 프로젝트를 진행을 했었고요. 저희는 '담배꽁초는 안될까?' 라는 생각을 해봤고요. 질문에 대한 생각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영감을 받았어요.  5억 받고 이걸 할래? 아니면 그냥 살래? 같은 질문들이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비교하는 걸 좋아하더라고요. 그래서 담배를 필 때도 이런 투표시스템을 만들어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할 수 있는 걸 만들면 재미있게 버릴 수도 있고, 담배를 피면서도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개인적으로 제가 흡연자인데 담배를 피면서 딱히 무슨 생각을 하면서 피는 건 아닌 것 같아요. 그냥 생각 없이 피고 있다가 이런 걸 보면 투표를 할 것 같았어요.

이 : 현재 같은 경우에는 일주일에 한번씩 바꾸고 있어요. 한 질문이 계속 고정되어 있는데 아니라 일주일에 한번씩 바뀌면 사람들이 계속 쓸 수 있을 것 같아서 일주일에 한번씩 바꾸고 있고, 사실 저희는 좀 더 정치적이고 20대들이 좋아할만한 웃긴 것들로 하고 싶었는데, 이 질문지라는 것 자체를 대학생 여론조사로 활용할 수 있는 앙케이트로 써보면 어떻겠냐는 라는 피드백을 받은 적이 있어요. 그래서 저희가 방학때 네달치 질문을 다 정해놓고 시리즈로 하고 있어요. 주변에 널려져 있던 꽁초들도 확실히 많이 줄었다고 환경미화원분들이 말씀을 해주시고, 그게 큰 장점인 것 같아요.

조 : 네, 그리고 사람의 심리라는게 자신이 생각하는 답변의 투표 수가 적다라고 하면 약간 경쟁심이 생기거든요. 저같은 경우에는 넷플릭스를 좋아해요. 그래서 가까운데서 필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투표하려고 멀리 걸어가서 여론을 보태려는 노력을 한 적이 있어요. 투표시스템을 진행하면서 흡연자들이 비흡연자들이 다니는 공간을 침투하지 않고 공간의 분리를 이끌어 내면서도 그 사람들이 무미건조하게 그냥 재활용 같은 걸 하려고 수거통에 넣어주는게 아니라 그 사람들도 흡연자들의 즐거움 같은 걸 느끼면서 투표를 하는거죠. 건강한 연세대 환경을 만들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꽁초수거함을 통한 목표, 기대효과는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세요?

조 :  멤버들의 목표는 같을 것 같아요. 목표는 연세대학교 내에서 흡연자와 비흡연자의 완전한 공간 분리, 개인적으로 저의 목표는 책임감 있는 흡연 문화가 만들어졌으면 좋겠어요. 많은 사람들이 생각할 때 책임감 있는 흡연 문화라는 건 말이 안 되는 거잖아요? 흡연을 하고 담배꽁초를 투기하면 책임감 있는 행위하고는 거리가 먼데 지금까지 있는 담배와 관련된 정책들은 금연을 홍보하는 거였어요. 솔직히 담배 끊기가 힘들거든요. 많이 힘들거든요. 개인적으로 큰 동기부여가 없으면 불가능하다고 생각을 해요. 특히 학교나 정부에서 하는 캠페인으로는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차라리 '흡연을 하되 책임감 있게 할 수 있는 방법이 뭘까' 라고 했을 때 저희 신더리에 수거함을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담배를 피더라도 책임감 있게 수거통 안에 넣으면 친환경화를 거쳐서 새로운 환경에 이득이 되는 비료나 다른 것들로 재활용 될 수 있기 때문에 생각을 하고 담배를 수거통에 넣는 것만으로도 책임감 있는 흡연 문화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연세대학교에 정착시키고 싶습니다.

이 : 지금은 3개의 수거함을 연세대학교 내에 설치해두고 있는데, 일단 가장 큰 목표라면 연세대학교 각 빌딩마다 수거함을 설치하는 것이고, 저희가 최근 몇 달간 서대문구청과 꽁초함 설치여부에 대해 계속 회의를 하고 있어요. 그래서 가능하다면 연세대학교가 자리하고 있는 서대문구 특히 신촌 쪽에 수거함을 더 설치하고 싶고, 도움을 많이 받았던 청계천이나 서대문구청 자체에도 설치할 수 있으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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