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을거리

동네소식다시세운 거버넌스 기록전시관

세운상가 거버넌스팀은 2015년 여름에 만들어졌습니다. 지역의 성장을 주도할 사람을 발굴하고 성장시켜 조직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활동했습니다. 거버넌스팀의 주요한 성과는 지역을 대표하는 주민협의체인 2017 다시세운시민협의회1를 발족한 것과 새로운 참여형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해 지역의 잠재력을 이끌어냈다는 점입니다. 이 전시는 거버넌스팀의 그동안의 성과를 공유해 다른 지역의 성장에 도움을 주고, 이후 세운상가 일대의 발전에 참고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마련되었습니다. (전시장소는 세운상가 2층 종로디지지털 옆)


지역의 발견

장인을 만나다

세운상가 일대에서 벌어진 거버넌스팀의 초기 활동은 지역 자원의 발굴, 그중에서도 지역의 정체성을 대변하면서 여타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의지와 여력을 지닌 사람을 찾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맥락의 시도 중 가장 대표적으로 손꼽히는 2015 주민초상화  작업은 주민의 초상화를 그려주며 의견을 청취하는 거버넌스팀만의 독특한 인터뷰 방식이었습니다. 2017년까지 500명 이상의 초상화를 그리며 마음을 모았고 초상화를 활용한 전시회도 열었습니다. 

이 과정을 거쳐 이 지역에는 이곳만의 독특한 기술과 이력을 가진 장인들이 많다는 것이 발견되었고, 이들은 거버넌스팀의 지원을 통해 2017 수리수리협동조합2017 세운마이스터라는 조직으로 발전해 세운상가 일대가 서울의 제조업 중심지라는 사실을 대외적으로 알리는 데에 큰 역할을 했습니다. 이후 장인들은 세운시민협의회에 참여해 지역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는가 하면, 시민 기술교육과 체험 프로그램의 강사나 자문으로 나서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지역활동에 참여했습니다. 

세운상가에서 발굴된 사람은 장인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곳에는 많은 예술가와 새로운 생각을 가진 기업인, 활동가들이 존재했으나 서로를 잘 몰라 협력하지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거버넌스팀은 적극적으로 만남의 기회들을 마련해 자신과 지역을 위한 활동을 전개할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지역의 성장

목소리를 내다

지역활성화 활동이 무르익으면서 지역의 주민과 상인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지역 활동에 참여하며 의견을 제시하고 모임을 구성했습니다. 또 외부의 시민들은 성장하는 세운상가에 관심을 가지고 자신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말들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2016-2021 주민공모사업2020 시민참여예산사업은 지역에 머물고 있는 사람들이나 지역에 애정을 품은 사람들이 어떤 방식으로 동네를 개선시키고 다른 지역과 소통하고 싶어하는지 보여주었습니다. 

아이디어는 있었으나 예산이 없어 하지 못했던 일들이 벌어졌습니다. 시민의 생활 속 자잘한 안전을 지켜주는 시제품을 개발하는 2019 시민안전장치 프로젝트부터 타악동아리나 골목청소 모임 같이 지친 일상에 힘이 되고 내 이웃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는 동네문화교실 등등으로 지역은 좀 더 풍성해지고 만남은 활발해졌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시민들이 을지로 일대의 제조업을 직접 체험해보고 지역에 대한 연구를 통해 발전방향을 제안하는  2020 을지로중개소와 같은 프로그램을 낳게 해주었습니다.  

‘교육’은 지역의 성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주제입니다. 2016 손끝기술학교2018 영메이커는 특히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지역의 기술인들이 강사로 나서거나 교보재를 제공해 기술을 알려주는 프로그램이었고, 2019-2021 다시세운인쇄학교는 진양상가에 위치한 지붕없는인쇄소를 거점으로 삼아 지역 인쇄인들이 시민과 디자이너, 미래인쇄인들에게 인쇄의 경험을 전수하는 교실로 기능했습니다. 

 

지역의 변용

놀이터가 되다

거버넌스팀은 시민을 초대해 지역과 어울리게 하는 다양한 방식의 실험을 진행했고, 그 시도의 핵심전략은 ‘즐거움’이었습니다. 2019 취미작당소, 2020 청계시소, 2020 세운개장 등의 프로그램은 자신의 취미생활을 지역의 특성과 맞물려 누릴 수 있게 돕거나 지역의 기술로 만들어진 인프라나 장치를 시민이 즐길 수 있게 했습니다. 

2015-2022 세운은대학은 세운상가 일대의 갖가지 자원을 시민의 즐길거리로 바꿔본 지역의 대표적인 시민 참여 프로그램으로, 200명이 넘는 시민이 세운상가를 배경으로 축제를 열거나 영화를 찍거나 잡지를 펴내며 이곳이 단지 낡고 뒤쳐진 곳이 아니라 찾으면 찾을수록 재미있는 것들이 가득한 장소임을 갖가지 방식으로 드러냈습니다.

이러한 프로그램이 시도되던 초기에 단순한 교류나 만남, 1회성 기획으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보다 완성도 높은 결과물들이 도출되었습니다. 특히 지역의 제조업 기술을 통해 상품화가 가능한 소품이나 굿즈 등을 만들거나, 이전까지의 축적된 자료들을 토대로 한 수준 높은 기록물들이 생산되어 지역과 시민이 함께 성장했음을 알게 해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