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세운교가 주황색과 검정색 현수막으로 둘러싸였다. 주황과 검정은 가을과 겨울 사이 할로윈 행사에 제일 많이 쓰이는 색상이다. 혹시 다시세운교에서 행사가? 맞다. 행사다! 그것도 2년만에 볼 수 있는 행사! 10월부터 12월까지 매달 1회 열린다니, 코로나 시대에 이 얼마나 반가운 소식인지 모른다.
이 가뭄의 단비 같은 행사는 <도시기술장 : 디깅마켓>이다. 올 7월에는 <도시시술장 : 디깅세운>이 팝업샵으로 세운메이커스큐브 실내에서 열렸는데, 10월에는 로컬 커뮤니티 마켓 <도시기술장 : 디깅마켓>으로 확장되어 동쪽 다시세운교에서 소규모로 열린다. 7월 디깅세운 때는 청계천 을지로 감성의 인테리어 소품, 레트로 아이템 중심으로 전시/판매되었는데, 이번 10월 디깅 마켓은 상인분들이 직접 셀러로 참여하고 빈티지 소품을 판매하는 시민셀러, 이 동네 입주한 기업들의 작업실도 볼 수 있다.
먼저 제일 눈에 띄는 것은 <도시기술장 : 디깅마켓> 포스터다. 어릴 때 만화에서 본 것 같은 전구 캐릭터가 “여기 와야지 어딜가니?!” 하고 삐지기 직전의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다. 캐릭터 이름은 곽정구란다. 전구면 전구지, 왜? 정구지? 성은 또 왜 곽씨람? 무슨 사연인지는 캐릭터 만든 사람을 찾아서 꼭 물어봐야겠다. (만화도 나올는지 기대 됨)
행사장 진입은 다시세운교 양 쪽에서 큐알과 온도체크, 손소득 후에야 할 수 있다. 나는 다전식당(힙지로 최대 수혜식당) 앞에서 들어갔는데, 운영본부에서 리플렛과 이벤트(스팸프,태그,구매) 안내를 해줬다. 이벤트 상품은 심플하고도 귀여운 머그잔, 스티커, 핀버튼이다. 시간이 없어서 인스타 태그 이벤트만 참여하고 스티커만 받았다. 사실 머그잔이 탐났다.
#도시기술장 #디깅마켓 #세운상가
다리 한 쪽에서만 진행되기에 셀러가 그리 많지 않았다. 20팀 정도. 카메라, 가전제품, 조명, 오락기, 미러볼, 음향기기, 오락기, 책, 공구 등 상인들이 직접 나와 판매를 하기도 했고, 빈티지 라이더, 의류, 달력 등 다른 시민 셀러들도 있었다.
“집에 미러볼 하나씩은 있잖아요. 없으면 이 참에 하나 사세요. 싸게 드릴게”
“라면 좋아하세요? 예쁜 라면 포트기 있어요.”
샐러와의 농담 따먹기는 행사장의 또 하나의 재미다. 인상에 남은 물건은 90년 초에 나온 캠코더다. 실제로 잘 작동이 되었고, 캠코더 화면에 비친 풍경이 새롭게 느껴졌다. 분명 디지털인데 아날로그맛이 탑재된 디지털이랄까?
그리고 행사엔 풍악이 빠지지 않았다. 역시 행사엔 뭐니뭐니해도 음악이다. 다시세운교 중앙 DJ박스에서 비트가 흘러나왔다. 비트는 나의 신발 속 발가락에 바이브를 불어넣었고 무릎, 허리, 어깨까지 리듬을 전달시켰다. 아무도 모르게 아니 나도 모르게 그만 둠칫 둠칫. 단풍으로 물든 청계천 거리가 보이는 곳에서 디제잉 음악을 듣다니, 코로나로 막혀있고 끊어진 일상이 다시 이어져 흐르고 흐르는 것만 같았다. 음악을 이어폰으로만 듣다가 행사장에서 들어 그런지 더 좋았다. 라인업은 DJ 멜란, DJ 전용현님 그리고 또 있었는데 이름은 모르겠다. 암튼 디스코, 시티팝 장르를 틀어줬는데, 나의 취향저격이었음. (특히 전용현님 잘 들었습니다!)
메인 행사장인 동쪽 다리 말고도 입주 기업들의 작업공간도 볼 수 있었다. 대림상가 동쪽에서는 작은 부스를 밖에 내어둔 아몬드스튜디오가 작업실을 공개했다. 아몬드스튜디오는 황동 술잔, 병따개, 가죽 카드지갑, 양말 등 작은 소품의 디자인 제품을 제작 판매하고 있었다. 지금은 판매를 안하지만 문어 모양의 레몬즙짜개가 너무 사고 싶었다. 과연 11월은 무슨 컬러의 현수막이 다시세운교에 걸릴까?! 곽정구는 무슨 사연이 있는 캐릭터일지?! 기대하며 인스타 팔로잉과 좋아요 버튼을 꾸욱 누른다. 끝.
글 정안녕, 사진 리스페이스
다시세운교가 주황색과 검정색 현수막으로 둘러싸였다. 주황과 검정은 가을과 겨울 사이 할로윈 행사에 제일 많이 쓰이는 색상이다. 혹시 다시세운교에서 행사가? 맞다. 행사다! 그것도 2년만에 볼 수 있는 행사! 10월부터 12월까지 매달 1회 열린다니, 코로나 시대에 이 얼마나 반가운 소식인지 모른다.
이 가뭄의 단비 같은 행사는 <도시기술장 : 디깅마켓>이다. 올 7월에는 <도시시술장 : 디깅세운>이 팝업샵으로 세운메이커스큐브 실내에서 열렸는데, 10월에는 로컬 커뮤니티 마켓 <도시기술장 : 디깅마켓>으로 확장되어 동쪽 다시세운교에서 소규모로 열린다. 7월 디깅세운 때는 청계천 을지로 감성의 인테리어 소품, 레트로 아이템 중심으로 전시/판매되었는데, 이번 10월 디깅 마켓은 상인분들이 직접 셀러로 참여하고 빈티지 소품을 판매하는 시민셀러, 이 동네 입주한 기업들의 작업실도 볼 수 있다.
먼저 제일 눈에 띄는 것은 <도시기술장 : 디깅마켓> 포스터다. 어릴 때 만화에서 본 것 같은 전구 캐릭터가 “여기 와야지 어딜가니?!” 하고 삐지기 직전의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다. 캐릭터 이름은 곽정구란다. 전구면 전구지, 왜? 정구지? 성은 또 왜 곽씨람? 무슨 사연인지는 캐릭터 만든 사람을 찾아서 꼭 물어봐야겠다. (만화도 나올는지 기대 됨)
행사장 진입은 다시세운교 양 쪽에서 큐알과 온도체크, 손소득 후에야 할 수 있다. 나는 다전식당(힙지로 최대 수혜식당) 앞에서 들어갔는데, 운영본부에서 리플렛과 이벤트(스팸프,태그,구매) 안내를 해줬다. 이벤트 상품은 심플하고도 귀여운 머그잔, 스티커, 핀버튼이다. 시간이 없어서 인스타 태그 이벤트만 참여하고 스티커만 받았다. 사실 머그잔이 탐났다.
#도시기술장 #디깅마켓 #세운상가
다리 한 쪽에서만 진행되기에 셀러가 그리 많지 않았다. 20팀 정도. 카메라, 가전제품, 조명, 오락기, 미러볼, 음향기기, 오락기, 책, 공구 등 상인들이 직접 나와 판매를 하기도 했고, 빈티지 라이더, 의류, 달력 등 다른 시민 셀러들도 있었다.
샐러와의 농담 따먹기는 행사장의 또 하나의 재미다. 인상에 남은 물건은 90년 초에 나온 캠코더다. 실제로 잘 작동이 되었고, 캠코더 화면에 비친 풍경이 새롭게 느껴졌다. 분명 디지털인데 아날로그맛이 탑재된 디지털이랄까?
그리고 행사엔 풍악이 빠지지 않았다. 역시 행사엔 뭐니뭐니해도 음악이다. 다시세운교 중앙 DJ박스에서 비트가 흘러나왔다. 비트는 나의 신발 속 발가락에 바이브를 불어넣었고 무릎, 허리, 어깨까지 리듬을 전달시켰다. 아무도 모르게 아니 나도 모르게 그만 둠칫 둠칫. 단풍으로 물든 청계천 거리가 보이는 곳에서 디제잉 음악을 듣다니, 코로나로 막혀있고 끊어진 일상이 다시 이어져 흐르고 흐르는 것만 같았다. 음악을 이어폰으로만 듣다가 행사장에서 들어 그런지 더 좋았다. 라인업은 DJ 멜란, DJ 전용현님 그리고 또 있었는데 이름은 모르겠다. 암튼 디스코, 시티팝 장르를 틀어줬는데, 나의 취향저격이었음. (특히 전용현님 잘 들었습니다!)
메인 행사장인 동쪽 다리 말고도 입주 기업들의 작업공간도 볼 수 있었다. 대림상가 동쪽에서는 작은 부스를 밖에 내어둔 아몬드스튜디오가 작업실을 공개했다. 아몬드스튜디오는 황동 술잔, 병따개, 가죽 카드지갑, 양말 등 작은 소품의 디자인 제품을 제작 판매하고 있었다. 지금은 판매를 안하지만 문어 모양의 레몬즙짜개가 너무 사고 싶었다. 과연 11월은 무슨 컬러의 현수막이 다시세운교에 걸릴까?! 곽정구는 무슨 사연이 있는 캐릭터일지?! 기대하며 인스타 팔로잉과 좋아요 버튼을 꾸욱 누른다. 끝.
글 정안녕, 사진 리스페이스